“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선생님이 정말 있을까?” 웹툰 ‘아이들의 권 선생님’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생각이에요. 잔잔한 색감, 절제된 연출. 별다른 자극 없이도 깊은 울림을 주는 이 작품은, 교실이라는 평범한 공간 안에서 조용히 감동을 쌓아갑니다.
권 선생님의 하루는 화려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 일상은 오히려 더 진하게 마음에 남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웹툰을 정주행 하고 난 뒤, 제 마음 한편에 오래도록 머물렀던 장면들과 감정들을 여러분께 조심스레 꺼내보려 해요. 단순한 리뷰라기보다는, 작품을 함께 읽은 친구처럼 이야기 나누는 기분으로요.
아 진짜, 안 울려고 했는데... 하는 장면
사실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보기 시작했어요. 우연히 플랫폼에서 추천받고 클릭했을 뿐이었거든요. ‘교사 이야기? 뻔하진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데 몇 화 지나지 않아, 어느새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특별한 사건도 아니었어요. 교실에서 조용히 혼자 밥을 먹고 있던 한 아이. 그 곁에 권선생님이 아무 말 없이 다가와 앉는 장면이었죠.
그는 도시락을 한참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냅니다. “네 옆자리가 텅 비어 보여서… 내가 좀 앉아도 될까?”
아, 그 장면이요. 말없이 툭 건드리고 지나가는데… 왜 그렇게 울컥하던지요. 누군가 다가와 주는 마음, 말보단 존재 그 자체로 옆에 있어주는 따뜻함. 그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이 웹툰은 그런 식이에요. 억지 감정 없이, 조용한 장면 하나로 여러분의 마음을 툭 건드립니다. 그래서 페이지를 넘기는 손길마저 조심스러워지고, 하나하나의 대사가 아까워져요. 그만큼 조용하고 단단한 울림이 있는 작품입니다.
‘좋은 어른’이란 이런 사람 아닐까요?
권선생님은 처음 얼핏 보면, 이상한 선생님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웹툰을 보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 현실적인 고민과 약함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죠. 수업 준비에 치이고, 반 분위기를 신경 쓰며, 아이들을 지키고, 때로는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스스로 묻기도 해요.
그럼에도 권 선생님이 멋진 건, 누구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려 한다는 점이에요. 정답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이 아이가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 먼저 생각하죠. 그런 시선이 아이를 ‘문제’로 보기보다 ‘사람’으로 바라보게 만들어요.
요즘 교실에선 이런 어른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바쁘고, 빠르고, 결과 중심적인 세상 속에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점점 지쳐가잖아요.
그래서 웹툰 속 권선생님의 존재는 그 안의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웹툰을 보는 나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다그치지 않고,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함께 있어줄 줄 아는 어른,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이 아닐까요?
여러분은 어릴 때 그런 어른을 만나본 적 있으신가요? 혹은 지금,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그런 어른이 되어주고 있는 건 아닐까요? 권 선생님은 누군가에게 ‘좋은 어른’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조용히,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합니다.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깊은 울림을 전해요.
정주행하고 나면, 오래 남는 여운
어떤 웹툰은 읽고 나서 금방 잊히죠. 하지만 ‘아이들의 권 선생님’은, 다 보고 나서도 마음속에 계속 맴도는 작품이에요.
여러분은 어릴 적 어떤 선생님이 기억에 남으세요? 그리고 지금은,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고 계신가요?
특히 마음 깊이 남았던 장면이 하나 있어요. 교실에서 실수를 하고 기가 죽은 아이에게, 권 선생님이 다가와 조용히 말하죠.
“괜찮아. 네가 누군가를 아프게 한 게 아니라면, 실수는 그냥 너의 성장 과정이야.”
권선생님의 그 말을 읽는 순간, 순간적으로 잠깐 저의 모든 시간이 멈췄버렸습니다. 아마 어른이 됐지만 아직도 마음은 어린 지금의 저에게 꼭 필요했던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린 누구나 실수하면서 자라고, 아직까지도 실수를 하며,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애쓰면서도 스스로 상처받는 그 마음조차 사실은 너무나 소중하다는 걸 잊고 살잖아요.
그래서 이 웹툰은 단순히 교사 이야기 그 이상이에요. 어른이 되어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지친 마음에, 작은 위로 하나 건네주는 그런 이야기 말이에요.
마무리하며: 조용히 안아주는 한 컷의 위로
‘아이들의 권선생님’은 슈퍼 히어로도,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도 아니에요. 하지만 그가 교실 안에서 보여주는 작은 행동과 깊은 마음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큰 감동일지도 몰라요.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모든 것이 벅차고 복잡하신가요? 그렇다면 생각나실 때, 권 선생님의 이야기를 한 편 읽어보세요. 말없이 건네는 그 한 컷이, 여러분의 마음을 조용히 안아줄지도 모릅니다.